다음 소식입니다.
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, 과거,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를 맡았던 전력이 논란이 됐었죠.
오늘 그 피해자 유족이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.
흉악범의 계획 살인을 이 후보가 데이트 폭력으로 치부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겁니다.
성혜란 기자가 보도합니다.
[리포트]
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006년 5월이었습니다.
딸이 만남을 거부한다며 집으로 찾아온 20대 후반의 남성은 딸과 아내를 향해 미리 준비해 온 흉기를 휘둘렀고, 37차례나 찔린 두 사람은 결국 숨졌습니다.
가족 2명을 한꺼번에 잃은 A 씨, 괴로워하던 딸의 호소를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.
[A 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
"자꾸 회사 있는데로 쫓아다니면서 귀찮게 하는 애가 있다고 그러더라고요. '아빠, 아주 괴로워 죽겠다'는 식으로 얘기를 해요."
이 후보가 조카인 이 남성의 변호를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, 이 후보 측은 지난달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.
"가족 중 한명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"며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가족 중 유일한 변호사인 자신이 변론을 맡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.
하지만, '데이트 폭력'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고, 이 후보 측은 또다시 "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한다"는 글을 올렸습니다.
이와 관련해 A 씨는 이 후보가 계획적 살인을 '데이트 폭력'이라고 표현해, 정신적 고통을 비롯한 2차 피해를 입었다며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.
[A 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
"계획적으로 처음에는 나부터 해치려고 흉기를 가지고 막 달려들었거든. (딸과 아내가 있던) 방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… 계획적 살인이지, 이게 데이트 폭력입니까?""
A씨 자신도 몸싸움 도중 아파트 5층에서 떨어져 장애 3급 판정을 받았습니다.
하지만 가해자 측 누구로부터도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.
[A 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
"(사건 이후) 아버지는 쇼크 받아서 쓰러져서 그 해 11월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그 다음해에 돌아가시고… (가해자 측에선) 연락도 없었고 잘못했다는 얘기도 없고 그런 걸 한 적이 없어요. 절대로."
딸과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16년의 세월을 숨죽여 살아왔다는 A 씨는, 소송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.
[A 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
"(딸은) 시집갈 나이였거든. 한이 맺혀서 죽을 때까지도 못 잊고 머릿속에 남는 거죠. 데이트 폭력이 아니라는 걸, 계획적인 살인이라는 것만 알아준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죠."
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.
영상취재: 최수연·김진석 PD
영상편집: 이재근